세계 금융 규제 협의체가 고도화된 인공지능 모델을 금융시스템의 즉각적인 사이버위험으로 지목했다. 앤드루 베일리 금융안정위원회 의장은 8월 31일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프런티어 AI의 자율성과 문제 해결 능력, 위협 역량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격의 속도와 규모뿐 아니라 공격에 드는 비용 구조까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안정위원회는 여러 국가의 금융기관이 소수의 대형 기술·클라우드 제공업체를 함께 이용하는 구조를 위험 확산 경로로 봤다. 한 지역의 사이버 장애가 공통 서비스 제공업체와 국가 간 금융거래를 통해 다른 시장으로 번지면 금융시스템 전반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일리는 각국이 고성능 모델의 개발과 배포를 관리할 충분한 절차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서한은 미국 애슈빌에서 8월 31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앞두고 제출됐다. 금융안정위원회는 지난 6월에도 금융회사의 책임 있는 AI 도입 원칙을 놓고 의견수렴을 시작했으며, 이번에는 모델 자체의 위협 능력과 금융권 복구 체계를 더 직접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회의 개막과 함께 서한을 공개해 국제 공조가 필요한 위험으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베일리는 당국에 안전하고 책임 있는 모델 출시·배포를 지원하는 조치를 우선하라고 요청했다. 금융회사에는 침해 사고 대응 절차와 시스템 복구 능력을 점검하고, 핵심 외부 기술 제공업체의 복원력까지 함께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안정위원회도 회원국 감독당국과 국제표준기구의 역할을 조율하면서 권한과 전문성의 범위에서 추가 대응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결제와 거래, 고객 인증, 시장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어 장애가 발생하면 영향이 한 기관에 머물기 어렵다. 프런티어 AI가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자동화를 빠르게 만들 경우 방어 조직의 탐지·패치·복구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게 금융안정위원회의 우려다. 같은 기술이 방어 능력도 높일 수 있지만, 성능 향상과 준비 수준이 함께 움직여야 하며 공통 기술업체의 장애를 가정한 복구 훈련도 필요하다고 베일리는 강조했다.
서한은 특정 금융회사에서 새로운 침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자료가 아니라 국제 금융당국이 대비해야 할 위험을 정리한 정책 경고다. 구속력 있는 새 규제나 시행 일정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고, 각국이 적용할 모델 배포 기준과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 관리 방식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G20 논의와 금융안정위원회의 후속 권고에서 공동 기준의 범위, 금융회사의 복구 시험 방식, 감독당국 사이의 정보 공유 절차가 구체화될지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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