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는 3일부터 어업 분야 이주노동자의 강제노동과 인신매매 피해를 조기에 찾기 위한 식별지표 개정 고시를 시행한다. 해양수산부와 함께 원양어선·양식장·염전처럼 육지에서 떨어지거나 외부 접촉이 제한되는 작업 환경을 검토해 기존 지표를 보완했다. 수사기관과 현장 점검 공무원은 피해가 의심되거나 신고가 접수됐을 때 이 지표를 판단 기준으로 활용한다.
새 지표에는 사업주가 급여를 제3자 계좌로 보내도록 강요하는 행위, 노동자에게 고금리 대부계약을 맺게 하는 행위가 포함됐다. 하선할 때 귀국 비용을 주지 않거나 가족에게 채무 이행을 요구하는 방식, 승선 전에 노동자를 가두는 행위도 경제적·물리적·정서적 통제의 신호로 본다.
근로조건과 위생·보건시설을 국적에 따라 다르게 제공하는 행위도 착취 판단 항목에 들어갔다. 계약 연장을 거부하겠다고 압박해 부당한 처우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식 역시 점검 대상이다. 단순히 서면 근로계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실제 작업·생활 환경과 이동 제한을 함께 살피겠다는 취지다.
피해자가 처음에 승선이나 취업에 동의했더라도 이후 강요와 착취가 있었다면 보호 여부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 인신매매 과정에서 강요된 범죄 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보호 대상에서 곧바로 제외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도 지표에 명확히 담겼다.
이번 개정은 미국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가 한국의 어업 이주노동자 보호 강화를 권고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정부는 원양·연근해·양식·염전 등 업종과 고용 형태가 달라 기존의 일반 지표만으로 통제 수단을 구체적으로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했다.
지표는 범죄 성립을 자동으로 확정하는 판정표가 아니다. 현장 담당자가 피해 가능성을 놓치지 않도록 질문과 관찰 항목을 제공하고, 확인 결과를 수사·보호기관 연계에 활용하는 기준이다. 노동자는 자신의 상황이 여러 항목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신고와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3일부터 바뀌는 것은 현장에서 활용할 식별 기준이다. 사업장 점검 횟수와 대상 선박, 피해자 지원 절차의 세부 운영은 관계기관의 후속 집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조기 발견과 보호로 이어지는지는 현장 교육, 통역 접근성, 신고 뒤 신분·주거 지원이 함께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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